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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건강

ADHD를 개선, 요가가 도움이 될까? (ADHD, 복식호흡, 요가자세)

luckymom 님의 블로그 2026. 6. 23. 15:52

목차


    나무자세와 전사자세를 하며 집중력을 기르고 있는 아이와 할머니의 모습

    15년 넘게 열 살 미만의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치면서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를 여러명 봤습니다. 한 아이의 부모가 "약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수업을 해달라"고 먼저 부탁해 왔습니다, 약 효과는 여덟 시간 정도 지속되는데, 그 사이에 수업을 받고 싶다는 말씀이었습니다. ADHD를 가진 아이의 학부모가 느끼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호흡 운동이 ADHD 핵심 증상을 실질적으로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약물 너머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ADHD의 뿌리, 망양체가 흔들리면 생기는 일

    부모에게서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ADHD를 단순히 '산만한 아이'의 문제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조금 더 해보니 이건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ADHD는 뇌간에 위치한 망양체(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의 기능 저하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서 망양체란 외부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자극을 걸러내고, 지금 이 순간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조율하는 뇌의 필터 역할을 하는 신경망입니다. 이 필터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는 수업 중 창밖 소리에도, 옆자리 친구의 지우개에도 번번이 주의가 흩어집니다.

    제가 가르친 그 아이도 꼭 그랬습니다. 제가 말하는 중간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불쑥 꺼내거나, 방금 설명한 내용을 5초 뒤에 다시 물어보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이게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서는 접근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망양체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것이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 저하입니다. 실행 기능이란 목표를 세우고, 행동을 단계적으로 계획하며, 충동을 억제하는 고차원적 인지 능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하던 일을 끝까지 마치는 힘"입니다. ADHD 아동에게 이 힘이 약하다는 것은 국립정신건강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의 자료에서도 일관되게 지적하는 부분입니다. 유병률 통계도 결코 적지 않고,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지는 사례도 상당합니다.

    ADHD의 주요 증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지속적인 부주의: 수업이나 대화 중 쉽게 주의가 흩어지며, 실수가 반복됨
    • 과잉 행동: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패턴
    • 충동성: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거나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지 못하는 행동
    • 실행 기능 저하: 계획 수립, 시간 관리, 감정 조절 모두 어려움

    요즘 저도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하나는 꼭 빠뜨립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 놓고 뭘 꺼내야 했는지 까먹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ADHD를 아이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주의력 조절 문제가 나이와 무관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주제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된 이유였습니다.

    요약: ADHD는 뇌의 필터인 망양체 기능 저하에서 비롯되며, 실행 기능 전반에 걸쳐 아동의 일상을 흔드는 신경계 발달 장애입니다.

    복식호흡이 ADHD에 도움 되는 이유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건 제가 수업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약을 먹고 온 날의 그 아이와 그렇지 않은 날의 그 아이는 거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약 효과가 사라진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그게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 차에 접하게 된 연구 결과가 생각보다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우랄 연방 대학교 뇌·신경인지 발달 연구소에서 6~7세 ADHD 아동 16명을 대상으로 신체 지향적 호흡 훈련을 시행했습니다. 결과는 생물학적 정신의학 저널에 게재되었고, 아동들의 자기 조절 및 통제 기능에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 효과가 훈련 종료 후 1년이 지나도 유지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기 효과가 아니라는 뜻이니까요 (출처: 우랄 연방 대학교).

    이 훈련의 핵심 기제는 복식호흡(Diaphragmatic Breathing)입니다. 복식호흡이란 가슴 근육 대신 횡격막을 주로 사용해 숨을 쉬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얕은 호흡보다 훨씬 많은 산소를 폐에 들여보냅니다. 산소 공급이 풍부해지면 혈중 산소 농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망양체의 기능적 조절 능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원리입니다.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때 집중력의 필터가 더 잘 작동한다는 것, 생리학적으로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이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제대로 알았습니다.

    연구에서 적용된 기법은 양극 훈련(Bipolar Training)이라 불립니다. 양극 훈련이란 근육의 긴장과 이완을 교대로 반복하면서 신체 감각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신체 지향적 훈련 방식입니다. 이 기법은 신경심리학자 안나 세메노비치(Anna Semenovich)가 개발한 신경심리학적 교정 기술에 기반하고 있으며, 주 3회, 2~3개월 동안 꾸준히 시행했을 때 호흡 패턴이 자동화되면서 뇌 산소 공급이 일상적으로 유지되는 방향으로 효과가 굳어진다고 합니다. 2~3개월이라는 기간이 짧지는 않지만, 효과가 1년 이상 유지된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약: 복식호흡 기반의 신체 지향적 훈련은 뇌 산소 공급을 높여 망양체 기능을 개선하며, 그 효과가 훈련 종료 1년 후까지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집중력을 일상에서 키우는 법, 요가에서 배웠습니다

    제가 요가를 꾸준히 해온 입장에서 이 연구 원리는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나무 자세나 전사 자세처럼 한 발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동작을 할 때, 호흡이 흐트러지는 순간 자세가 무너집니다. 반대로 호흡을 깊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오히려 집중력이 선명해지는 경험을 저도 직접 해봤습니다. 이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몸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그 순간이 주의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훈련이 된다는 것, 몸으로 먼저 알고 나서 이론을 읽으니 훨씬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실행 기능은 단순히 '집중하는 힘'이 아닙니다. 충동을 억제하고, 앞의 상황을 예측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전반을 포함합니다. 이 기능을 일상에서 천천히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 결과와 제 경험을 합쳐서 현실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 복식호흡 연습: 눕거나 앉은 상태에서 배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며 4초 들이쉬고 8초에 걸쳐 천천히 내쉬기. 처음엔 하루 5분이면 충분합니다
    • 균형 요가 자세 병행: 나무 자세, 전사 자세처럼 한 발 균형 동작을 호흡과 함께 진행. 집중력과 신체 감각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 주 3회 이상 꾸준히: 효과는 즉각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행 기능의 실질적 변화는 최소 2~3개월의 반복이 필요합니다

    운동이 뉴런, 즉 신경 세포의 활성화와 신경 간 연결을 촉진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최면이나 바이오피드백 같은 대안 치료법도 보조적 효과는 인정받고 있지만, ADHD 핵심 증상 자체를 완화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반면 복식호흡과 신체 운동은 뇌 산소 공급이라는 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근거의 방향 자체가 다릅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는 꽤 중요합니다.

    주의력이 흐트러질 때 저는 요즘 호흡부터 가다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극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아주 조금씩 조율하는 느낌인데, 그 작은 차이가 쌓이면 다르다는 걸 몸이 먼저 알고 있습니다. ADHD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약물 치료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약 효과가 미치지 않는 시간을 채우는 보완 수단으로 접근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요약: 복식호흡과 균형 요가를 주 3회 꾸준히 병행하면 실행 기능을 일상에서 조금씩 끌어올릴 수 있으며, 약물 치료의 공백을 채우는 현실적인 보완책이 됩니다.

    완치를 기대하기보다는 하루하루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약물 치료와 호흡 운동, 이 둘을 함께 이어간다면 아이가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을 조금씩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 곁에서 같이 호흡을 연습해 보는 것, 생각보다 가까운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이 글은 개인 경험과 공개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ADHD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